일하는 65세 이상 930만 명, 일본은 고령자를 필수 인력으로 쓴다

일본 총무성 통계와 OECD 자료를 바탕으로, 고령 인력이 일본 노동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맡는지와 한국의 더 높은 고령자 고용률을 함께 살펴봐요.
일본 총무성 통계국에 따르면 2024년 일하는 65세 이상 인구는 930만 명으로 21년 연속 늘었고, 취업률은 25.7%였어요. 같은 2024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38.2%로 더 높지만, 두 나라 모두 생계 필요와 기업의 인력 수요가 함께 작용하므로 한 가지 이유로만 나누면 안 돼요.
어르신이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간다
‘노인 일자리’라고 하면 흔히 복지관 소일거리나 공공근로를 떠올리기 쉬워요.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 말이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어요. 총무성 통계국이 2025년 9월 ‘경로의 날’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일하는 65세 이상 일본인은 930만 명으로 21년 연속 늘어 과거 최다를 기록했어요. 전체 취업자 중 이 비중도 13.7%로 사상 최고예요. 2015년(732만 명)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200만 명 가까이 늘어난 셈이에요. 단순히 몇 명이 더 일하는 수준이 아니라, 일본 노동시장 구조 자체가 고령자 없이는 안 돌아가는 쪽으로 넘어갔다는 뜻이에요.
현장에서는 이미 ‘없으면 안 되는 사람’
연령대별로 뜯어보면 체감이 더 또렷해져요. 2024년 기준 65~69세 취업률은 53.6%로 절반을 넘고, 70~74세도 35.1%, 75세 이상조차 12.0%예요. 은퇴 나이라 여겨지던 60대 후반 인구의 과반이 여전히 현장에 있는 거예요.
사람 손이 꼭 필요한 업종에서는 이미 고령 인력 없이 버티기 어려워요. 일본 버스 운전기사 평균 연령은 53세까지 올라갔고, 버스·대형트럭을 몰 수 있는 대형 2종 면허 보유자는 2024년 말 약 76만 6,000명으로 단 4년 만에 8만 명이 줄었어요. 2030년엔 3만 6,000명의 공백이 예상되고, 2023년엔 민영 버스회사 127곳 중 80%가 노선을 폐지하거나 줄였어요. 미야기현 센다이의 ‘지바푸드’처럼 할머니·할아버지가 직접 서빙하는 식당도 전국 70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연내 1,000여 개 노인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에요. 하루 한 시간 단위로 일하는 ‘스폿워커’ 시장도 비슷해요. 플랫폼 타이미 기준 60세 이상 이용자는 2024년 4월 16만 2,000명에서 2025년 4월 30만 8,000명으로, 65세 이상은 5만 5,000명에서 11만 명으로 각각 약 2배 늘었어요. 최고령 근무자는 90세, 이들의 업무 평가 점수(굿률)는 97.7%로 전체 평균(98.9%)과 큰 차이가 없었고요. 나이가 실력을 가르는 기준이 아니라는 거예요.
제도가 먼저 깔아둔 길
이런 변화가 갑자기 생긴 건 아니에요. 일본은 2021년 4월 개정 고령자고용안정법을 시행하면서 65세까지는 고용 확보를 의무로, 70세까지는 취업 기회 확보를 노력 의무로 규정했어요. 강제는 아니지만 기업이 최대한 노력하도록 만든 계단식 구조예요. 저출산으로 절대적인 일손이 부족해진 상황에, 숙련도는 있으면서 인건비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은 고령 인력의 경제성이 맞물리면서,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고령자를 붙잡는 쪽으로 움직인 거예요.
한국은 남 얘기일까 — 답은 ‘이미 진행 중’
한국도 이미 고령층 고용이 높은 나라예요. 일본 총무성이 OECD 자료로 비교한 2024년 수치에서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38.2%, 일본은 25.7%였어요. 연령 범위와 조사 방식이 같은 자료끼리 비교해야 하며, 이 수치는 일자리의 질이나 자발성까지 보여주지는 않아요.
왜 일하는지도 한 문장으로 갈라 말하기 어려워요. 한국 공식 조사에서는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54.4%로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일본에서는 기업의 인력 부족과 고령자 계속고용 제도가 수요를 키웠어요. 그렇다고 한국은 오직 생계형, 일본은 오직 수요형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두 나라 모두 소득 필요, 건강, 일의 보람과 기업 수요가 함께 작용해요.
속도로 보면 한국이 더 급해요. 한국은 고령사회(2017년)에서 초고령사회(2024년)로 넘어가는 데 단 7년이 걸렸어요. 일본은 12년,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37년·39년 걸린 것과 비교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예요. 인구 구조 변화는 기업의 채용 기준과 임금체계, 연금과 정년 논의를 함께 바꿔요. 이런 배경 속에 국회에서는 법정 정년을 2037년까지 65세로 단계적으로 올리고, 정년 이후 재고용을 병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요. 다만 노동계와 재계의 입장 차이가 커서 아직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어요. 일본의 ‘의무+노력 의무’ 계단식 제도가 정답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국이 생계형 고령 노동에서 수요형 고령 노동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참고할 사례인 건 분명해요.
자주 묻는 질문
한국도 노인 일자리가 일본만큼 많나요?
고용률만 보면 한국이 더 높아요. 같은 2024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38.2%, 일본은 25.7%였어요. 한국 조사에서는 생활비 보탬이 큰 동기로 나타났고 일본에서는 기업의 인력난이 고용 수요를 키웠지만, 어느 나라든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어요.
일본 기업은 왜 굳이 고령자를 채용하나요?
저출산으로 절대적인 일손이 부족해진 데다, 숙련도는 높으면서 인건비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은 고령 인력의 경제성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에요. 2021년 시행된 개정 고령자고용안정법도 70세까지 취업 기회를 확보하도록 기업에 노력 의무를 부여하면서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어요.
정년을 연장하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드나요?
아직 결론이 난 문제는 아니에요. 국회 논의에서도 청년 고용에 미칠 영향이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다뤄지고 있어요. 재계는 정년 연장 대신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선호하고, 노동계는 정년 연장을 요구하면서도 임금체계 개편이 전제 조건으로 붙는 데는 반대하는 등 입장 차이가 있어서, 국회 심의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이제는 어르신 한 분 한 분이, 가게 문을 여는 시간을 정하는 사람이 됐어요.
결론
정리하면 이래요. 일본은 이미 ‘노인 일자리=복지’라는 틀을 벗어나,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가는 필수 노동력 으로 고령 인력을 대하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은 이미 고령자 고용률에서 세계 1위예요. 다만 그 이유가 생계형이라는 게 다를 뿐이죠. 초고령사회 진입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한국에게, 일본의 오늘은 몇 년 뒤 우리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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